이주노동자 정책 ‘널뛰는 법무부’
 
ㆍ한 달 전까지 불법체류자 집중단속 ‘서슬’
ㆍ“농업분야 예외” MB한마디에 즉각 ‘완화’

법무부는 7일 농업 분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불법체류 단속을 탄력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번기 불법체류자 단속자제’ ‘재중동포(조선족·고려인 포함)의 영주자격 부여기간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 ‘외국인 노동자의 근무처 추가 허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실시될 계획이다.

이는 지난 4일 새벽 이명박 대통령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농민이 “제조업과 다른 농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 정책을 고쳐달라”고 건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공장노동자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고 즉석에서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대책에서 법무부는 먼저 “농번기에는 불법체류자 단속인원을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에 집중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농촌지역 불법체류자 단속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3월 이 대통령이 “불법체류자들이 활개치고 돌아다니게 해선 안된다”고 말한 뒤 단속 실적까지 할당하며 불법체류자에 대한 대대적인 정부합동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당시 임신부까지 강제추방하는 등 현재까지 2만명 이상이 단속됐다. 지난달 12일에는 경기 마석에서만 100명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를 한꺼번에 잡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법무부는 대통령의 가락시장 발언에 맞춰 외국인 노동자 정책을 대거 수정해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농·축산업에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 6400명 중 불법체류자의 비중은 10.8%(692명)로 제조업(5.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법무부 이춘복 체류정책팀장은 “농촌의 환경을 고려해 외국인 노동력을 쉽게 쓰도록 제도개선을 하는 것”이라며 “불법체류자 감소를 위한 정책기조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향수 달래는 송년회 7일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송년잔치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동료들의 장기자랑에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다. |강윤중기자


이에 따라 농촌지역 불법체류자 단속을 완화할 경우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다른 분야에 대한 단속이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지금은 한 번 고용되면 다른 곳으로 옮기기 어려워 농장주나 노동자 모두 어려움이 있었는데 근무지를 ‘추가’하는 형태로 이동을 자유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3년으로 보장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용기간을 몇 개월로 쪼개 쓸 수 있도록 파견근무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은교기자 ind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