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외국계 주민 이미 100만명 넘어서

순혈주의 강조는 넌센스  우리 안의 그들 보듬을 때


행정안전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외국계 주민 현황을 보면 결혼이민자는 이미 18만명에 이르고 그 자녀만도 12만명이 넘는다. 여기에 외국인근로자 등을 포함하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계 주민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더 이상 한국이 백의민족 순혈주의만을 강조하기에는 ‘우리’ 안에 들어온 ‘그들’의 수는 너무 많고, 또 ‘우리’ 옆에 가까이 와 있다.

얼마 전 한국으로 시집온 지 1주일 만에 정신병력이 있는 남편에게 살해된 베트남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보도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종류의 사건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세한 국제결혼중개업체의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봉고차 맞선’, 이주 여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정책의 부재, 다문화 가정의 ‘다름’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우리 사회의 분위기 등이 문제의 핵심이다.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앞으로 중개업자는 결혼상대자에게 혼인경력과 건강상태 등을 해당 국가의 언어로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신뢰성 있는 정보가 제공될지는 의문이다.

또한 입국 후 생활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그녀들은 낯선 가족들과 생활전선에 먼저 정착해야 하기에 언어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기간 없이 출산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그 자녀들까지 학교 부적응, 학습 부진 등의 문제가 대물림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3월 다문화가족지원법 제정 이후 관련 부처,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기업과 종교단체까지 나서서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를 위한 한국어 교육, 취업 지원 및 멘토링 등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한 예산은 연간 76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더욱이 그 지원금마저도 여성가족부를 비롯해 7개 부처에 걸쳐 제각기 공급자 위주의 소규모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다문화가정에 효과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감사원은 오는 9월부터 ‘다문화가정 지원정책’에 대한 예비조사를 거쳐 본격적인 감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감사에서는 결혼이민자, 담당 공무원 및 관련 단체 등으로부터 다문화가정의 형성부터 정착까지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기존의 양적 지원 정책의 성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지난 7월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후 안산할렐루야 축구팀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자선경기를 가졌다는 보도를 본 기억이 있다. ‘多한국인’이라고 쓴 유니폼을 맞춰 입고 경기에 나선 태극전사들 중 이영표 선수의 말은 인상적이었다. ‘피부색이 다른 한국 대표팀 선수가 곧 탄생할 것’이라는 인터뷰는 미래 대한민국의 한 모습일 것이다. 이제 앞으로 우리도 ‘우리’ 안에 들어온 ‘그들’을 보듬어 다양성이 사회통합의 저해요소가 아닌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우리’를 만들어 나가야 할 시점이다.
<헤럴드포럼>다문화 가정을 ‘새로운 우리’로

2010-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