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난민 인정 받은 콩고 출신 와졸라우씨 “국적 없는 여섯 살·18개월 두 딸 앞날이 걱정”

     


까만 피부의 여섯 살 여자아이 알리야 바칸다는 4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 다녀왔다. 어린이날을 맞아 알리야가 다니는 경기도 안산의 S어린이집이 마련한 나들이였다. 알리야는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알리야는 엄마에게 “호랑이도 보고, 코끼리도 봤다”고 자랑하더니 “맨날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알리야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국적도, 공식적인 출생 기록도 없다. 아빠 와졸라우 마위모나(36)씨와 엄마 키망와 프란시네(32)씨가 콩고 난민이기 때문이다. 둘은 1998년 콩고에서 결혼했지만 종족분쟁 때문에 가족을 모두 잃었다. 와졸라우씨는 2000년, 키망와씨는 2004년 한국에 들어왔고 각각 체류 6년, 3년이 지난 뒤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속인주의(혈통주의)여서 알리야의 출생 등록을 할 수 없다. 한국으로 귀화하려면 관련 서류를 받기 위해 주한 콩고 대사관을 찾아가야 하지만 난민 신분이어서 갈 수 없다.

우리말을 잘 하는 알리야는 여느 어린이와 다르지 않다. TV에 나온 간호사의 모습을 보고 반해 커서 간호사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나 어린 딸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편치 않다. 키망와씨는 “종족분쟁 때문에 목숨을 걸고 한국에 왔지만 여기서는 생계라는 또 다른 위협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알리야 가족의 수입은 와졸라우씨가 원단 공장에서 하루 12시간 일해 버는 80만원과 정부가 주는 8만원이 전부다. 집세, 생활비, 알리야의 학비, 18개월 된 딸 라마마의 분유값을 내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당장 살 집을 구하는 것도 막막한 실정. 지금은 13.2㎡ 남짓한 방에서 월세 35만원을 내며 지내고 있지만 오는 17일이면 집을 비워줘야 한다.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아가며 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보증금으로 100만∼300만원을 내야 한다는 대답만 들었다. 부부는 이만한 목돈을 지녀본 적이 없다.

2년 후 알리야를 학교에 보내는 문제도 큰일이다. 알리야가 국적이 없더라도 학교장 재량으로 입학은 가능하다. 하지만 엄마는 딸이 학교에서 잘 적응할지 걱정이다. 키망와씨는 “(제가) 한국말이 서툴러서 아이가 공부하는 걸 도와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도 알리야는 어린이날이 즐겁다. 알리야는 “아빠가 오늘 밤 어린이날 선물을 사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키망와씨는 “남편과 동네 마트에서 조그만 선물이라도 사서 줄 생각”이라고 했다.

[2011.05.04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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