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없는 아이들·5·끝]학계·시민단체 제언

"법·제도 개선통한 신분 보장 시급"



 
 정부, 의무교육 시킨다지만  학교장이 허가해야만 입학
 현행 국적법은 유지하면서  별개의 '특별법' 마련해야

 국내 학계와 시민단체들에서는 '국적없는 아이들'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법'제정 등이 적극 논의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계는 아동인권 보호 차원에서 무국적 아이들에 대해 법과 제도 개선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특별법 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무부는 특별법의 핵심인 '출생등록제도'를 도입할 경우 불법체류자 자녀에게도 출생과 동시에 국적을 부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법조계에서는 대안으로 현행 국적법을 유지하면서 국적법과 별개의 특별법을 마련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대진대학교 법학과 김도협 교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기존 국적법 개정과 별개로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무국적 아동들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법이 있고 향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더이상의 '무국적 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가 불법체류자 자녀들에게 허용하고 있는 의무교육을 놓고도 이율배반적인 정책이란 지적이다. 정부는 현재 인도주의 차원에서 불법체류자 자녀들도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출생의 흔적조차 없는 이들에게 의무교육은 국가 이미지만을 위한 형식적 정책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불법체류자 자녀가 희망할 경우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입학 허가 권한을 학교장에 위임하면서 상당수 학교는 학부모들의 눈치를 보며 무국적 아이들에게 입학을 허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시민단체 '두레방'의 김태정 복지사는 "정부가 무국적 아동들에게 의무교육은 받게 해준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학교장 재량에 맡겨져 사실상 제도라고 볼 수 없다"며 "법과 제도로 이들을 인정하고 신분을 보장할 때 아이들이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와 학계, 법조계에서는 무국적 아동에 대한 의무교육 제도화로 교육을 마친 무국적자에 한해 신분을 보장해 주는 제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행법상 국적이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의무교육까지 허용했으면 사실상 한국인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영주권 등의 신분보장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시안의 집' 김영임 원장은 "정부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무국적 아동들에게 의무교육을 허용해 한국을 모국으로 알고 자랐는데 교육을 마친 이후에는 불법체류자로 '없어져야 할 존재'처럼 취급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의무교육을 마친 무국적 아동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영주권을 주는 등 신분을 보장해주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10월 17일 경인일보 /윤재준·최재훈·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