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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다문화 리더’ 한국 이끄는 몽골여성들
ㆍ‘정치인으로, 학과장으로’ 이라 경기도의원·담딘슈렌 한국외대 교수 이라 의원은 귀화한 외국인으로 제1호 정치인이다. 그는 6·2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광역의원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됨으로써 외국인에서 귀화한 국민이 주민대표가 되는 영예와 영광을 안았다. 담딘슈렌 교수는 외국인 교수로서 처음으로 한국외대에서 학과장에 올랐다. 담딘슈렌 한국외대 교수. 담딘슈렌 교수의 한국 진출은 어쩌면 몽골에 거주하던 한국인이 결정적 영향을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 담딘슈렌 집 주변에 한국인들이 한두명씩 이주해 오기 시작했고 이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여러가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됐다. 위클리경향 2010.8.7
최근 다문화 사회 리더로 부상한 두 명의 몽골 출신 여성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라(33·본명 게렐) 경기도의원과 어트겅체첵 담딘슈렌 외국어대학 교수(34·몽골어과)가 그들이다.

성남 다문화가족센터 봉사 인연
17년 동안 일본에서 살았던 임상빈 중앙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다문화화되어가는 한국 사회에서 성공한 다문화 리더의 출현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 리더의 부상은 다문화사회로 급속히 이행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들 다문화 리더가 주목받는 시점을 계기로 한국사회가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역량과 정책을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문화사회에 대한 담론은 넘쳐나지만 내실 있는 다문화 정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정책 개발의 주역’으로 나서게 될 이 의원은 “아직 한국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우선 많은 사람을 만나 여러 의견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과 언론의 관심에 대해 매우 부담스러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로부터 수없이 많은 축하전화를 받았다”면서 “그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도민과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미 의정방향을 설정하고 정책개발에 시동을 걸어둔 상태다. 그가 다문화 가족 문제를 다루게 될 가정여성위원회를 상임위로 선택한 것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이 의원은 “다문화 가족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아이들 교육 문제”라며 “아이들 교육 문제는 다문화 가족뿐 아니라 모든 도민의 공통된 문제인 만큼 이 부분에 집중해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 설립에 많은 관심을 표시했다.
이 의원이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3년 외몽골에서 여행을 하던 남편 엄모씨(50)를 만나 결혼하게 되면서다. 그 역시 여느 결혼이주자처럼 정착 초기에는 문화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낯가림이 심한 성격 탓에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데 애를 먹은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한국어 습득이라고 생각한 그는 한국어학당을 다니며 한국문화 배우기에 몰입했다.
그는 2008년 10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성(姓)은 살고 있는 경기 성남시에서 딴 ‘성남 이씨’로 결정했다. 어느 정도 한국문화에 익숙해진 이 의원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결혼이민자들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에 나섰다. 2007년부터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몽골인 부회장을 맡아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최고의 문화적 적응은 경제활동’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그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 학업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 신구대 산업디자인과에 입학했다. 이 학교가 운영하는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봉사활동도 겸하고 있다. 그가 ‘뜻하지 않게’ ‘한국 정치인’이 된 것도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의 인연 덕택이다.
한나라당으로부터 귀화 이주민의 비례대표 천거를 요청받은 문영보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이 이 의원를 추천한 것. ‘의원이 된 뒤 가장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외부 행사가 많아진 것과 아들이 친구들에게 ‘엄마 자랑’을 많이 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한-몽골어 비즈니스 회화사전 집필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됐고 이게 한국어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다. 몽골 국립대학교 한국어교육과에 입학(1995년)하게 된 것. 물론 담딘슈렌 교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부모의 권유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어와 인연을 맺은 뒤 꼭 15년 만에 ‘한국외대의 최초 외국인 학과장’이 됐다. 한국외대가 1952년 개교 이래 외국인에게 학과장을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외대에는 무려 194명의 외국인 교수(내국인 교수 431명, 외국인 교수 비율 31.04%)가 현직에 있다.
2001년 몽골 인문대학교에서 한국어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2002년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 온 그는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2008년 다시 몽골로 돌아가 몽골 인문대 아시아언어문화학부 한국학과 교수로 일하다가 지난 2009년 3월 신설된 한국외대 몽골어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는 ‘외국인 최초 학과장’엔 별 관심이 없다. ‘몽골어과 학과장’에 더 많은 의미를 둔다.
한·몽골 양국 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 장벽으로 인한 경제교류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으므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는 역할이 ‘몽골어학과장’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인 중 몽골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이 적어 많은 사업가들이 애를 먹고 있다”며 “통역 문제로 비즈니스가 진척되지 못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이런 경제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일조하기 위한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담딘슈렌 교수는 이미 한국어·몽골어 비즈니스 회화사전을 만들고 있다. 올해 12월에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의 또 다른 관심은 한국-몽골 다문화 가정을 돕는 일이다. 그는 “인구 수 대비로 볼 때, 한국에 가장 많이 들어와 있는 외국인이 바로 몽골인들”이라며 “이들이 한국에서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내 역할의 일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정체성 혼란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몽골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담딘슈렌 교수는 “어깨가 무겁지만 할 일이 태산”이라면서도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